[3월 2일]

첫학기 개강.
이번학기는 18학점이나 들어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아니되요.
노력해봅시다. 올에이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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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으면서, 어쩌다보니 금맥을 캐다!!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며 웹서핑하다가;;;.)



정말 컬쳐쇼크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웠던 아이.
홍차는 쓰고 떫고 맛없기만해-라는 생각을 단번에 바꿔주었던 아이.
고운 파란 수레국화(콘플라워일지도..?) 블랜딩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온 몸을 휘감는 듯한 상큼한 베르가못향에 취해버렸다.
그 우아함과 화려함에 한눈에 반해버린 99년 초여름의 내 첫사랑ㅡ 러시안 얼그레이(립톤).

그 이후 접할 길이 없어 참 안타까웠는데, (영국에서 판매하는 곳을 찾았으나, 물건값의 몇배나 되는 배송비에 좌절하고 접었음;;)
정말이지 너무 우연히 눈앞에 나타났다.
어떻게 찾았는지 기억도 안나. 그냥 눈앞에 쨘-하고 나타났다고 밖에 할 수가 없어.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어 어찌나 기쁜지!
그동안 여러 얼그레이들을 만나봤지만,
러시안 얼그레이만한 얼그레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역시 첫사랑(?)의 추억이 가장 강렬한가봐. (笑)

가을까지 홍차 안사려고 했는데, 발견한 순간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데려와버렸다.
혹시 이미 날짜가 지난 공지는 아닌지,
이미 품절은 아닌지,
확인을 하는 그 몇분 사이
어찌나 두근두근거리던지....

받아볼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도
사실 기대반 걱정 반이다...
기억 속의 그 맛처럼 맛있을지 어떨지...

이렇든 저렇든
저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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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정작 내 두 손에 받아놓고도
오늘 마실까 내일 마실까- 고민했다.
기억하고 있는 그 맛일까? 다르면 어쩌지?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 했을까?
(홍차를 앞에두고 별 생각을 다했네;;;)

오늘은 흐리고 쌀쌀한 날.
자고로 흐린날은 얼그레이-
또 언제 이런 조건을 갖춘 날이 올까 싶어 조심스레 박스를 개봉했다.
비닐 포장된 박스에 자잘한 잎들이 새어나와있는 걸 보고, 낱개 포장은 아니겠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박스를 여니 모슬린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귀여워!! >ㅁ<



컵을 예열하고 조심스럽게 모슬린티백을 넣고 3분 정도 우려줬다.
아!
얼그레이 특유의 비누향같은 베르가못향이 많이 두드러지지 않고 굉장히 레모니하다.  
수렴성도 거의 없어 마시기도 편하고, 얼그레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을만큼 산뜻하다.  
다른 얼그레이들이 기품있는 중년 백작이라면... 이 아이는 소공자스럽다고 할까?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좀 더 레모니했지만, 다시 만난 러시안얼그레이는 좋았던 기억만큼 마음에 든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것만 아니면 daily tea로 마셔주고 싶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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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VER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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