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우 사진전을 다녀온 후 눈이 내리면 꼭 창덕궁에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백년만에 서울에 폭/설/이 내렸다. 기회는 지금!!!
옥류천쪽도 둘러보고 싶었는데, 동절기에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봄이 오면 예약해서 다시 와봐야지.
마침 입장시간에 도착해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갔다. 나이스 타이밍!
한주 전에 왔었으면 정말 새하얗게 눈이 쌓인 궁들을 볼 수 있었을텐데,
벌써 많이 녹아 버려 좀 아쉬웠다.
하지만 날씨가 좋아 찍는 사진마다 작품사진!!! 우린 날씨복이 너무 좋아. ㅎㅎㅎ
(대신, 처마 밑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해 잽싸게 움직여야했다.ㅋㅋ)
인정전 앞의 품계석이 두줄로 있는데 동쪽에는 문관이 서쪽에는 무관이 도열했다고 한다.(그래서 양반)
언제나 궁금한거지만... 여기 서있는 신하들에게 왕이 하는 말이 잘 들렸을까?
(어짜피 공식 행사때만 나가서 서있었으니 직접 하명을 들을 일은 없었겠지만.)
원래 창덕궁에 가장 많이 심어져있던 나무는 소나무였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때 소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가서 지금은 아니지만...)
배병우 사진전 영향으로 소나무 사진도 찍어보았다. (笑)
용마루가 없는 대조전을 지나 뒤로 돌아가면 후원이 있다.
궁 안에서만 생활해야하는 왕족여인들을 위해 후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도보/마차/말 등으로 움직였던 시대에는 멀리 나가는 것 자체가 큰일이었을 것 같다.)
담장에는 福, 壽 등 의 한자들이 기하학적 문양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봄이오면 진달래와 작약으로 그 어느 곳보다 화사하고 아름다워질 후원.
후원을 지나 내려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 나온다.
부용정-부용지-주합루
눈 덮힌 부용정과 부용지는 정말 아름다웠다.
시간의 흐름이 여기만 천천히 흐르는 듯 하다.
참 좋다.
가까운 곳에 이런 장소가 있어서.
1776년(정조 즉위년)에 지어진 2층 누각인 주합루.
정문인 어수문은 임금이, 옆의 작은 두 문으로는 신하들이 출입했다고하는데
신하들의 출입문은 일부러 작게 만들어 허리를 숙이고 들어오게 했단다. (왕권강화정책의 일환)
아래층은 왕립도서관인 규장각 서고, 위층은 열람실이며, 주합루의 편액은 정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밖에 보지 못했지만, 주합루에서 내려다보는 부용지는 정 말 아 름 답 다.
책을 열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용지를 보기위해 열람실을 만들었을꺼다! 분명!)
창덕궁 베스트컷!! 함께한 유경이와 김지. 소중한 우리 이쁜이들♡
셀카의 달인 유경이 덕분에, 셋이 찍은 사진도 너무 잘 나왔다고 좋아라한 세 아가씨 ㅋㅋ
부용지 바로 옆의 영화당은 창덕궁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현판은 영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통돌을 깍아 만든 불로문(不老門).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북촌 걷고 싶은길로 갔다.
아기자기한 공방들도 있고 길도 잘 정비해놓아서 정말 걷기 좋은 길.
오늘 우리의 점심은 "천진포자"
워낙 사람이 많은 집이라 일부러 점심시간을 피해 느지막히 갔더니,
빈자리가 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야채만두에는 정말 부추만! 들어있고 고기만두에는 고기만! 들어있다.
고기와 부추와 버섯이 들어간 삼선만두가 제일 맛있음!!
디저트가 아쉬운 우리.(만두 먹은 사람들 맞니 ㅋㅋㅋ)
메이플 라떼가 맛있어 보여 들어간 "커피 마시는 고양이"
갱이는 알아서 주문하라며 2층으로 자리잡으러 올라가버리고,
나랑 김지랑 고민하다가 아이스크림와플, 차이, 메이플라떼를 주문했다.
다락방 분위기의 아담한 2층 좌석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기에 딱 좋았다.
거리만 좀 더 가까우면 우리의 아지트로 삼고 싶은 곳. =)
(우리 언제 이런거 차려? ㅋㅋㅋㅋㅋ)
호두가 들어간 와플은 정말 고소하니 맛있었고,
차이도 제대로 만들었더라! 게다가 가격도 다른 곳보다 착해!
정말 간만에 맘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며 신나라했다. = )
(↑ 김지의 편집. 재간둥이!! >ㅁ< )
오늘의 마무리는 영화 <전우치>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유쾌했다.
간만의 문화 생활로 좋은 기운을 잔뜩 충전한 날.
그녀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던 하루. = )